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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사랑해주세요.

진 레이세이 2016. 7. 5. 04:51
"사랑해주세요."

죽기 직전 내게 한말..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도 같다.

그가 사랑해 달라는 것아 무엇인지.

#

검은 마법사를 물리친 뒤로 5년이 흘렀다.

모든 친구들은 각자의 길을 따라 그들만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나는...

"검은 마법사의 후예가 무슨 볼일이신지?"

인간들에게 배척당하며 이곳저곳을 헤매었다.

"루미너스... 무슨 일 있는 건가?"
"은월.. 인가? 그냥 단지..."

내 존재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을 뿐이다.

모두가 날 미워한다.

모두가 날 의심한다.

모두가 날 배척한다.

그런 내가... 살 필요가 있는 것인가?

#

"왜..?"

왜 당신이 여기 있는 거야?

왜 세계는 난장판이 되어있는 거야?

왜 모두 죽어있는 거야?

"사랑해.. 사랑해 달라 하지 않았던가..."
"아..."

그런가.. 그가 원한 건 나를 사랑하라는 것...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그것은 결국 그가 걷던 길을 걸었다... 는 것.

"내가, 한 일인가?"
"너를 살리기 위해 영웅들이 선택한 것이다."

그들이...? 대체 왜? 나는...

"모두 보고 만 것이지. 날 쓰러뜨리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너를 배척하는 인간들을."
"아...."

결국 그들이 알고 말았구나.... 숨기려 했는데.

"바보 샌님. 우린 이제 영웅이 아냐."
"영웅이든 뭐든 뭐가 문제지? 저딴 것들을 위해 싸웠다는 것이 역겹군."
"그러니까... 루미도 이제 행복해지길 바래요."

날 바라보며... 사람들의 피를 뒤집어 쓴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바보같은... 바보같은...."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영원히 날 지켜줄 검은 마법사의 품에서 나는 울고 말았다. 바보같은 친구들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검은.. 마법사. 가자.. 가자 다른 차원으로..."

더이상 볼 수 없어... 나는 두고 볼 수 없어... 그러니까... 떠나자. 우리끼리...

"나는 날 사랑할 수 없어.... 그러니까..."

사랑해주세요.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세요.

"내가 당신이 걷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사랑으로 길을 비춰주세요.

"아아... 언제까지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를 부드럽고 강하게 껴안는 손길에 눈을 감았다. 더이상...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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