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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루미

"크윽... 여기는?"
"호오. 드디어 깨어난 것인가?"
"?!"

검은 마법사? 설마, 봉인이 실패한 것인가?

"실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완벽하지도 않지."
".... 그게 무슨 소리지?"

성공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그개 무슨....?

"내가 그 봉인을 살짝 비틀었기 때문이지."
"?!"
"지금은 내가 봉인되고 일주일이 흐른 시점이다. 그리고 이 봉인은 500년즈음 흐르면 자연스래 해제되지."

500년 뒤라고? 크윽... 이자를 막을 방법은 정녕 없는 건가....

"뭐 지금 당장이라도 네 뒤의 문을 연다면 가능하지만, 불완전한 봉인이라도 해제되는 것은 싫겠지?"
"......"
"참고로 너와 프리드 놈을 제외한 남은 영웅들은 내 저주로 500년 뒤에 깨어난다. 아, 은월이라 했던가? 그는 어찌 될지 모르겠군."

은월이라고..? 크읏... 머리가 아파....

"뭐 다른 건 상관없지. 이제부터 너의 신변만 생각하면 될 것이야."
"?"
"나의 빛에서 태어난 아이... 이 빛을 검게 물들이면, 어떻게 될까?"

짙은 미소를 그려내는 얼굴.... 그 얼굴은, 나와 색이 반전되어있을뿐, 똑같은 얼굴이었다.

[촤르르르륵]

갑자기 나타난 쇠사슬은 순식간에 나의 몸을 구속했고, 이내 검은 마법사의 눈앞으로 이동시켰다.

"기대되지 않나?"
"크읏...."

점점 다가오는 그의 얼굴을 피하고자 했지만, 쇠사슬은 강하게 나를 쥐여올뿐,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어둠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나의 아들이 되거라."
"큭... 싫다!"
"미안하지만, 거부는 없다."

그 말을 끝으로, 검은 마법사는 내게 입을 맞춰왔다. 당황한 나는 벗어나려 했지만, 그의 입술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초옥♡]

"하아... 하아...."

그의 입이 떨어지고 나서야, 나는 내 몸 속의 무언가를 느꼈다. 빛과는 상반되는... 파괴적이고 공포를 지닌, 어둠...

"네가, 몇일을 버틸수 있을지, 정말로 궁금하군."
"크으윽...."

검은 마법사의 비소와, 내 볼에 닿인 그의 손길을 느끼며 나는 의식을 잃었다.

#

처음 너를 본 것이 언제 었을까... 아마 그 가짜 별의 아이를 죽인 날이었겠지.

"자, 진실을 알고 원망하라."

바보같은 놈들. 설마 내가 가짜임을 알아채지 못 했을 것이라 믿었던가?

"루미너스..."

이름부터가 말하지 않나. 이 아이가 별의 아이라고. 이 아이가 나의 반신... 나에게서 나온 나의 아이라고.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모습이. 마력이. 이름이. 그의 모든 것이 말하고 있다. 나는 너의 대적자라고. 그때부터 생각했다.

'대적자가 내 편이 된다면?'

그와 동시에 든 생각 '가지고 싶다' 더이상 내가 가질 수 없는 빛을, 내가 가졌었던 빛을 가지고 싶다.

"흐... 흐아아아악!"

그때부터 나는 그를 가지기 위해 수를 써왔다. 연합군을 만들고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그리고, 봉인 술식을 만들었다.

"이제, 그도 알게 되겠군요.... 마스터."
"아아... 그동안 수고했다, 프리드."
"그럼 전, 저의 후예를 만들어 5백년 후의 스파이를 만들러 다시 가겠습니다."
"그래. 수고해라."

이제 남은 건 너의 타락.... 빛과 어둠을 동시에 가진, 나의 반신이 되는 것뿐이다.

"자... 이제 깨어나라."

유일하게 나를 이해해주고, 나의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그런 반신...

"루미너스."

#

의식을 잃은 나는, 한 남자의 곁에서 눈을 떴다. 그리고 보게 된 그의 일생. 그의 삶... 그의 절망. 그의 분노. 그의... 모든 것.

"하... 하하하...."
"기분이 어떻지, 루미너스?"

내가 본 그는 바로, 검은 마법사, 바로 그였다. 그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것....

"짜증난다... 진짜 화가 날 것 같아..."

설마, 내가 그에게서 파생된 존재고 프리드가 배신자일 줄이야...

"분노에 네 몸을 맡겨라. 나와 함께 가자."
"........."
"복수하고 싶지 않나? 루시아를 죽게 한 그들을."
"... 큭..."

루시아. 내 사랑.... 더이상 만날 수 없는... 나를 살리기 위해 강제로 희생된 나의...

"자, 나와 함께 가자. 나와 함께 이 부조리한 세상을 없애버리자."
".........."

루시아... 미안해. 결국 내 존재가 널 죽게 했구나. 내 존재로 그들이 희망을 갖게하여, 널 죽음으로 내몰았구나.

"옳은 길은 나와 네가 죽는거야. 하지만..."
"하지만?"
"난 루시아가 살려준 목숨을 버리고 싶지않아."

그러니까 루시아. 널 죽게 만든 널 선택한 그들에게 복수해줄게. 그들이 원하는 영웅은 더이상 없어. 나는 영웅 루미너스가 아니야. 나는....

"그러니까 도와주지. 더이상, 다른 이에게 휘둘리는 건 사양이다."

검은 마법사의 유일한 이해자이자, 유일한 반신이다.

"크하하하하하! 잘 부탁하도록 하지!"
"내가 할 말이야."

더이상 인형은 거절하도록 하겠어.

#

"쿨럭... 샌... 님...."
"아직도 안 죽은 거야, 좀도둑?"
"대.. 체, 왜...?"
"루미너스. 마스터가 기다릴 거에요."
"아아... 가자고, 에반."

이제부터 시작이야. 기대하라고, 모두들...

"가자고, 검은 마법사."
"크크크크큭! 그래, 가자."

복수는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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