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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세뇌

진 레이세이 2017. 3. 7. 10:36
*검마루미


봉인에서 풀려난 이후 꾸준히 꾸는 꿈이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향해 부복하고 그런 나를 그는 쓰다듬으며 무언가를 속삭이는..

-$&$*@&#£^¢

그 후엔 포근하고 포근한 그런 $&%#에 휩싸이는 나와 그자를 끝으로 나는 꿈에서 깨어난다. 그리고나면 나는 왠지 모를 허무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 내일은-"

최근 들어 그 꿈이 강해져만 갔다. 그자의 얼굴도 목소리도 그의 말도 기억나지 않는데, 뭔지 모를 허무는 나를 굳게 잡고 놔주지를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 오늘은 편히 쉬어주세요."

오늘 밤에도 그 꿈을 꿀 수 있겠지. 오늘은... 기억할 수 있을까. 기억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
.
.

그가 천천히 걸어온다. 이내 내 발 앞에 자연스럽게 부복하며 내게 충성을 맹세한다. 그럼 나는 자연스래 그에게 다가가 쓰다듬어주며 속삭인다.

-나의 적을 죽여라

그런 뒤 그를 어둠에 물들이고자 주위의 어둠을 끌여들어 그와 나를 감싼다. 어둠이 일정 스며들고나면 서서히 사라지는 그.. 아아.. 검게 물드는 그의 머리가 이 행위의 끝을 알리는 구나.

"주군이시여. 이제 그분은..."
"아아... 완벽해졌다."

그는 이제 완벽하게 나의 것이 되어버렸다. 더이상 꿈에서만 그의 맹세를 들을 일은 없다. 이제야... 이제야 나는 그를....

.
.
.

언제나 똑같은 꿈을 꾸고 일어났다. 그전과는 다른 감각.. 다른 기억. 이번에는 그의 말을 기억할 수 있었다. 또렷하고 확실하게...

"... 그의 적은 나의 적."
"샌님. 뭐라고 했어?"
"... 아무것도."

그런데... 아직도 모르겠군. 그는 대체 누구인 것이지? 그의 적은 누구?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

"루미. 괜찮아요?"
"... 그렇게 부르지 말라 하지 않았나."

말귀를 못 알아먹는 꼬맹이군. 아. 이제 꼬맹이는 아니겠군. 그도 이제 한 명의 드래곤 마스터니까.

"괜찮으니 준비해라."

곧 마지막 전투가 시작될 테니까. 이제 모든 것이 끝나겠지. 우리가 지면... 어라? 우리가... 어느쪽이었지?

.
.
.

"바보같은 연합놈들. 저 중에 우리들의 스파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은 바로 하는 게 어때? 왕자님이 저기 있는 거니까."
"어머? 왕비님 아니었나요?"

그가 온다... 이제 정말로 끝이군. 정말로 끝이야... 그만이 내게 도착한다면 그 순간...

"모두 준비하라."
""""예, 검은 마법사님.""""

이제... 이 세상도 어둠에 물들 때가 된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어둠만이 남을 때까지....

.
.
.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문이 열리고 우리 영웅들은 모두 검은 마법사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리 오거라, 나의 반려여."

봉인 전과는 확연히 다른...

차원의 도서관에서 본 그 하얀 마법사와 똑같으나 색만이 다른 그는 우릴 향해 뭔지 모를 말을 내뱉었다.

동시에....

"샌님?"
"루미. 어딜 가는 거에요!!!"

무언가에 홀린 것 같이 루미너스는 천천히 검은 마법사에게로 걸어갔다.

홀린 듯 보이는 그의 모습에 우린 그가 세뇌 당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언제부터...."
"알고 싶나?"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루미너스를 소중하게 품에 넣은 그는 어느새 잠든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에게 속삭였다.

"그가 나와 함께 갇힌 그 순간부터. 세뇌는 시작되었었다."
"하지만 그동안은..."
"내게 꿈을 다루는 이가 있음을 잊은 모양이군."

그렇게까지 말을 끝낸 그는 루미너스에게 조심스래 입맞추곤 무어라 중얼거렸다.

그리고.. 루미너스는 순식간에 어둠에 휩싸이며 이클립스 상태로 우리 앞에 서있었다.

"그의 적은 나의 적. 적은... 죽일 뿐."

그것이 내가 본 마지막이었다.

그의 마법과 동시에 이 성에서 터져나가는 어둠은 이 세상을 검게 물들어 버렸고,

우리는 그 모습을 끝까지 바라만보다가 한명씩 루미너스에게 죽어갔다.

".... 잘가라. $&%"

그 마지막 순간에 나만이 깨달아버린 것은...

그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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