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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일기는 진실을 담고 있다

진 레이세이 2017. 1. 15. 00:20
*팬텀 시점입니다. 검마루미(←팬텀) 입니다. 검마루미 기반에 팬텀 짝사랑입니다. 원작파괴있습니다.

샌님이 떠나간 이후 우리 모두는 말이 없어졌다. 그의 숭고한 희생에... 아니. 숭고해 보이는 희생에 모두 충격을 받은 거겠지.

"팬텀. 팬텀은 알고 있었어요?"
"... 샌님 마음 같은 거, 알게 뭐야."

샌님... 루미너스가 떠나고 얼마 뒤 우리는 우연히 그의 일기장을 발견했었다. 우리는 호기심에 그 일기를 읽었고, 충격에 휩싸였다. 그 일기는 중간까지 봉인 전의, 오로라 시절부터 적혀있다가 최근에 다시 이어쓴 것 같았다.

*오늘의 날씨 맑음.

오늘도 형이 놀러왔다. 오늘은 인간들에 대해 알려주었다. 나는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까 형은 언제나 밖에 대해 이야기 해준다. 하지만 늘 이야기의 끝은 그래서 이 세상은 없어져야한다는 거다. 난 이 세상의 멸망은 싫은 데. 이 세상이 멸망하면 형이랑 영영 헤어져야 하잖아. 그건 싫어...

*오늘의 날씨 피

오늘은 형이 당당하게 오로라로 들어왔어. 그런데 다들 반응이 이상했어. 날 여기에 가두고는 형을 적대하더라구. 몰래 만들어둔 비밀통로로 살짝 나가니까 형이 미스터랑 모두를 죽였어. 피로 물든 형은 정말 예쁘고 아름다웠어. 하지만 동시에 슬펐어. 형이 마스터가 말한 나의 적인 검은 마법사라는 걸 알았거든.

*오늘의 날씨 어둠

형이 날 데리고 본거지로 왔어. 앞으로 여기서 같이 지내자고 했어. 언젠간 형의 부하도 소개해준데. 와아 기뻐. 형과 함께 살 수 있다니. 이젠 영원히 같이 사는 거지?

*오늘의 날씨 빛

형이 내게 부탁했어. 자신은 곧 폭주하니까 그동안은 자기에게서 멀리 있으래. 멀리라니. 어디까지? 난 형이랑 같이 있고 싶은데... 하지만 형이 바라니까 집에서 나왔어. 형의 소식을 들으면서 형에게 멀리 있고 동시에 형의 폭주를 진정시킬 방법이 없을까?

*오늘의 날씨 비

영웅의 대표라는 이의 제의를 받았어. 그래 영웅이면 형의 소식도 들을 수 있고 폭주하는 형을 진정시킬 방법을 찾은 뒤 자연스럽게 진정시킬 수 있을거야. 단지 문제는 내가 형이랑 아는 사이라는 걸 숨겨야한다는 건데... 일단 이 일기장은 봉인해두자. 그 누구도 볼 수 없게 봉인하고 세레니티에 숨겨두자.

*오늘의 날씨 어둠.

프리드 몰래 연구해 형에게 폭주를 진정시키는 마법을 사용한 뒤 형의 안배대로 잠들었다 깨어난지 5년이 지났다. 처음엔 빛과 어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지만 이젠 익숙하게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라니아가 루시아라는 당황스런 사실도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전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오늘의 날씨 어둠.

드디어 계획의 막바지이다. 이제 나와 형은 프렌즈라 명명된 곳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행복하게 살 것이다. 아마 우리 둘다 하얀 마법사라는 그 교생선생님의 아들이 되겠지. 형제라도 상관없어. 형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근친이 무슨 상관이겠어? 내일이 마지막이네. 이 일기장은... 그냥 냅둘까나. 다들 보고 충격 먹을려나? 아님 다시한번 우리를 죽이고자 아둥바둥 발버둥칠까.

.
.
.

샌님의 일기는 우리를 기만하고, 비웃으며 뒤통수를 치는 내용이었다. 일기를 본 뒤 우리는 어떻게 할지 의논했다. 그에 키네시스라는 이계의 영웅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고 그 외의 사람들에겐 비밀로 숨기기로 결정했다.

".... 헤에."
"........"

사실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진 않았지만 키네시스라는 이는 당사자이기에 안 알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에게 사죄하며 샌님 수색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뭐. 도와준다면 감사히 받을게."

그날 이후, 우리는 휴가를 떠난 것처럼 꾸미고는 샌님 수색에 나섰다. 차원을 이동할 수 없는 은월을 빼고 키네시스와 유나라는 이름의 초능력자를 넣은 총 6명이서 팀을 적당히 나눠 수색하기로 한거다. 아란과 메르, 그리고 유나라는 아가씨가 한팀. 에반과 키네시스가 한팀. 그리고 나는 혼자.

"혼자서 괜찮겠어?"
"길 안내는 네 파트너가 해주기로 했으니까."
"뭐. 그렇다면야."

혼자서 길에 나온 나는 망설임 없이 서울의 가장 큰 도서관으로 향했다. 솔직히 샌님이라면 분명 도서관에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분명 샌님 옆에는 그가 있을테니 혼자 가면 나는 죽겠지. 하지만 상관없어. 이건 혼자 있어야 하니까.

'어이. 그놈이 도서관 같은 곳에 당당하게 있을 거 같냐?'
"당연. 아, 미안한데 제이라고 했나?"
'응?'
"통신은 이제 필요 없을 거야. 나중에 이 기계, 에반 시켜서 수거하라고 해. 도서관 내의 분실물 센터에 맡겨둘테니까."

그 말을 끝내고 기계를 뺀 뒤 전원을 끄고 분실물 센터로 가 기계를 맡긴 뒤 영람실류 향했다. 분명 샌님이라면 여기 있을.. 찾았다.

"역시- 샌님이라면 여기 있을 줄 알았어."
"......... 좀도둑."
"옆은 검은 마법사? 랄까- 잠시 다른 곳에서 이야기 가능할까? 아 오해하지마. 난 네가 걱정되서 요청하는 거니까. 여기서 난리피면 다시 못 올지도 모르잖아?"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하니 둘다 얼굴을 와작 구기면서 순순히 일어난다. 와우 진짜 이 협박이 통할 줄은.... 뭐 나야 다른 이들 피해 없는 게 좋으니까 말이지.

"어디로 갈거지?"
"주위가 부서져도 문제 없는 곳."
"... 싱크홀로 가지."

사람들이 없는 살짝 조용한 곳으로 가자마자 주위의 경관이 바꼈다. 와우. 역시 검은 마법사인가. 거기서 여기까지 거리가 좀 될텐데.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지? 일기를 봤다먼 할 이야긴 따로 없을텐데?"
"아니. 하나 있어. 바보같이 떠난 뒤에야 깨달은 마음. 그리고 눈치채버린 진실을."
"하아?"

싱긋 웃으며 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부서진 팬던트... 언제나 루미너스가 들고 다니는 것과 똑같은 팬던트가 부서진 상태로 내 손에 있었다.

"그건..."
"전에 실수로 부숴먹었지- 몰래 복구 시킨다고 고생했는데. 이 사이의 사진, 나는 봤었거든."

그게 검은 마법사일줄은 몰랐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라고 적혀있어서 루시아라는 소녀인 줄 알았는데, 남자일줄은...

"........"
"뭐. 결론은 이거야. 일기를 보기 전, 네가 희생할때의 미소를 본 순간 알아차렸다는 거지."

네가 마음에 둔 상대를.... 그리고 나는 그 상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것 까지. 확실하게 깨달아버린거야. 아아- 결국 나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만 하는 불쌍한 놈인거지.

"... 뭐?"
"사랑한다고."
"하?"
"딱히 끼어들 생각은 없어. 하지만 네가 사라진 뒤에 후회했거든. 말이라도 해볼걸- 하고."

이제 더이상의 미련은 없을려나. 아아... 빌어먹게도 우중충한 하늘이구만. 죽는 날인데 마지막에 밝은 햇빛이나 보고 죽고 싶은데 그것도 안 되겠네.

"샌님. 부탁하나만 들어줄래?"
"......"
"네 손으로 날 죽여줘. 그리고, 죽기전에 단 한번만... 예전처럼 대화 해주라."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아무것도 모르던 때와 같은... 그런 대화를. 그런 일상을...

"쿨.. 럭."
".... 그래. 하나만 묻지. 왜 외면했지?"
".. 믿고 싶진 않았거든. 샌님이 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마음을 너는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어. 외면하고 싶었어. 그래서 그럴뿐이야.

"멍청이 좀도둑."
"하.. 하하. 샌님만큼이나 멍청할까... 그렇게. 그렇게 좋아한다는 티를 냈는데..."
"... 그래. 나도 멍청했군."

하하.. 점점 졸려오네. 이제 진짜 죽을려나... 그래도 뭐... 나쁜진 않아. 내 태양이 눈 앞에 있으니까.... 비록 구름에 가려지긴 해도.

"샌님. 그 도서관은 인터넷으로도 책을 볼 수 있는 곳이니꺼 며칠간은 거기 가지 말고.. 미안하네. 데이트 장소를 뺏어서."
"..... 형."
"... 알았다. 네가 원한다면."

어라... 갑자기 어둠이 몰려오는 데... 아- 다 모르겠네. 그냥 이젠 마음이 편안해져.... 더이상 아무도 생각나지 않아...

.
.
.

"... 여긴."
"일어났군."
"검은 마법사?"

대체 무슨... 나는 분명 죽은 것이 아니었나? 그보다 여기... 저들의 본거지 같은 데 대체 왜?

"3명이선 힘들거든."
"그게 무슨..."
"루미너스의 옆은 몰라도 뒤는 허락하도록 하지."

그렇게 나는 그들의 부하이자 파트너가 되었다. 내 목줄은 루미너스가 쥐고 있다. 그러고보니... 그들은 어떡하고 있을려나. 내 일기를 보고 다시 한 번 더 배신감을 느낄려나.

"유언장으로 일기를 나두는 멍청이가 여기 있군."
"어라. 찾았었어, 주인님?"
"그래. 그들을 유인했으니 죽이라는 임무가 내려졌으니까."
"헤에- 그래?"
"가지."
"아아-"

.
.
.

팬텀과 루미너스가 사라진 방... 방의 책상에는 작은 일기장이 놓여있었다. 바람에 의해 넘어가는 일기장... 이내 제일 최근의 일기에 멈춰선다.

*오늘의 날씨는 맑음!

주인님과의 하루는 정말 즐거워. 오늘도 몇명의 인간들에게서 절망을 읽어냈는지 몰라. 아아- 가련하고 가련해라. 모두 예전의 나와 같은 얼굴이야. 절망한 인간들에겐 모두 죽음을 선물해줄게. 그러면 이제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야.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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