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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화해

진 레이세이 2016. 6. 29. 22:22
#히오메 액트4이후 뒷풀이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둘은 또 뭣 때문에 싸웠던거야?"
"그거? (생략) 이렇게 된거야."
"유치하기는."

유치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건... 내 존재를 부정할... 거기에 초월자가 사라지면 나도 사라진단 말이다... 난 죽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샌님."
"왜 부르는 거지."
"사과해."

뭐라고 말하는 지 모르겠다. 왜 내가 잘못했다는 거지? 난 잘못하지 않았어.

"아리아의 죽음은... 그딴 게 아냐."
"..........."
"오로라의 마법사들이 그런 연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일은 없었을 것은 맞고. 또 초월자가 없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거야. 난 틀리지 않았어."

하지만 검은 마법사의 봉인에 비하면 그녀의 복수는 하찮은 것이 맞지... 나는....

"사과해, 샌님."
"그건 아니라고 봐."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은월인가... 뭐라하든 난 듣지 않을 거야. 나는... 사실 그의 말이 맞다는 걸 알면서도 이기심으로 인정하지 않는 거니까.

"팬텀. 오로라가 그런 연구를 하지 않았고, 초월자가 없었다면 이런 일도 없겠지. 하지만 결국 그건 우리의 인연도 없고, 루미너스는 존재하지 않았겠지."
"그게 무슨 상관이지?"
"네가 한 말은, 루미너스에겐 '네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존재 부정이 된다는 이야기야."

움찔... 은월의 말이 맞다. 하지만 팬텀의 말도 맞아. 내 존재가 없다면... 이 세계는 좀더 평화로웠을 지도 몰라...

"그래서."
"사과할 건, 루미너스가 아닌 너라는 이야기야."
"........ 하아?"
"저기... 은월.. 네가 우리의 동료었다면, 팬텀에게 그녀의 의미를 알고 있잖아..."
"아무리 그래도, 연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복수가 깎아 내려진 팬텀보다 존재를 부정당한 루미너스가 더.."
"하지만, 진실이잖아."

그래.... 진실이지... 내 존재는... 해악이니까. 부정당할만 하지....

"진실이라고... 그렇게 존재를 부정해도 된다고?"
"그가 없는 선택지었다면, 평화로웠을 테니까."
"내가 기억을 잃을 일도."
"어린 엘프들이 얼음에 갇힐 일도."
"내 소중한 이들을 잃을 일도."
"당신이 존재를 잃을 일도."
"내 선조님이 죽을 일도 없었을거야."

아아... 더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다. 나는... 나는....

- 쾅!

"?! 루미너스!"
"모두들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모두..."
"우리에겐 생각이 있어, 은월."

#

정신없이 달렸다. 텔레포트를 써가며... 앞의 몬스터들을 샤이닝 로드로 후려패며 도착한 곳은...

"호오... 상처투성이의 몸이로군."

검은 마법사... 그의 앞이었다.

"상처 받은 건가? 영웅들에게 외면이라도 받는 눈빛이군."
"상관하지마라."

왜 여기에 그가 있는 거지? 나는.. 분명히...

"상관이라... 내 반신의 존재가 부정당했는데, 그것조차 부정할 수 없는 건가?"
"?! 그걸 어떻게?!"
"루미너스!"

은월? 안돼... 그가 여기로 오면...

"루시드?! 설마 이 근처에 그가 있는 건가!"
"반신을 꼬시는 중이지. 존재부정이라니... 역시 정의를 표하는 이들이 더 더럽다니까."

욕하지 마라... 그들을 욕하지마.. 더럽히지마... 그들은... 그들은 내가 없었을 세계에선 평화로웠을지도 모른단 말이다...

"그래서, 너는 네가 없길 바라나?"
"내가 없었다면, 루시아도 행복하게 지냈을 테니까..."

내가 없었다면, 모두가 행복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네가 없이... 나만 이렇게 변한 세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하나?"

그게 무슨....? 내가 없지만, 검은 마법사는 있는 세계라니...

"내가 빛을 버리지 않을 세계엔, 여기보다 더 절망적이겠지."
"루미너스!"
"그게 아니더라도 은월이라는 저자는 프리드를 만나지도 못해, 이름없는 용병이 되었을 것이고 다른 영웅들도 행복할 수 있었을까?"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 너는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모든 건 인과관계가 있는 거다."
"........"
"네 존재도, 내가 이렇게 변한 것도... 다 인과관계에 의한 거지."

그말은, 내 존재가 있어야한다는 건가? 내가?

"개소리하지마! 나는 존재해서는 안되는 이란 말이다!"
"루미너스! 그럴리가 없잖아!"

나는... 나는.... 존재해서는 안된단 말이다...

"내가 없었다면, 네가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겠지.. 그럼 루시아가 죽을 일도,프리드와 아프리엔이 그리 빨리 헤어지지도, 은월이 잊혀질 일도, 팬텀이 여제를 잃을 일도, 아란이 기억을 잃을 리도, 엘프들이 저주받을 리도 없었을거다..."

나는... 이 세상의 악이다. 내가 존재하지만 않았다면....

"그럴리가 없잖아, 샌님."
"?! 좀도둑?!"
"네가 없었다고, 모든 것이 끝날 일이라 생각하는 거야? 역시 샌님이라서인자 머리가 안 돌아가는 구만."

모두들...? 이게 대체 무슨...?

"네가 그때 싸울때, 뭔가 이상했거든. 후에 생각하니 내 말은 존재 부정에 가까웠지."
"물론 팬텀은 루미너스의 존재따위는 무시할테니 신경 안썼지만요."
"조용히 해, 에반. 화해시키러 온거잖아."

검은 마법사... 는 환상이었던 건가... 비어완... 너도 가담했었군...

"오로라가 욕먹는 것을 더 신경쓰고"
"초월자의 존재의의에 더 신경을 쓰더라고."
"그래서 의심했지. 그 누구보다, 자신의 존재를 원망하는 이는 너라고 말이야."
"하나만 말할게, 루미너스. 우린 너를 원망하지 않아."
"저도 마찬가지에요, 루미."

라니아가 손을 잡아왔다. 온기... 나는, 존재해도 괜찮은 건가...?

"루미너스. 우리에겐 당신이 필요해요. 당신이 있어야해요. 검은 마법사의 반신인 당신이."

아아... 있어도 되는 거구나.... 나는 존재해도 되는 거었어....

"어? 샌님 운다."
"엣...."
"루미너스가 우는 거 처음 봐...."
"사진기가..."

#

드디어 인정했군.

이클립스인가.

난 드디어 쉴 수 있겠어.

그게 무슨 말이지?

너, 어둠과 날 인정했잖아. 나는 사라져야지.

....... 미안했다.

... 솔직해졌네. 보기 좋아, '나'

그리고 고마웠다.

하핫.... 잘 있어라, 루미너스.

아아....

#

샌님! 이제 일어나라고!

'진심으로, 네게 감사한다.... 이클립스... 또 하나의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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