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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 소설

루니 in Ib

진 레이세이 2020. 4. 10. 22:43

책을 보다 잠든 내가 눈을 뜬 곳은 그전과는 전혀 다른 장소었다. 일어난 내 앞에 놓여진 것은 하얀색과 검은색의 섞인 장미. 꼭 나같다. 그렇게 생각하며 장미를 꺼내드니 옆의 문이 열렸다. 홀린 듯이 들어간 방은 그림 하나와 열쇠 하나가 놓여있었다.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지?"

얼굴을 살짝 찌뿌리고선 일단 단서가 될만한 열쇠를 집어들었다. 그와 동시에 방으로 하나의 인영이 더 들어왔다. 급하게 로드를 꺼내 상대를 바라보니 거기엔 갈색머리에 붉은 눈의 작은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손엔 붉은 장미가 들려있었다.

"너는 누구야?"
"이브...."

소녀는 조용히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내 이름이 궁금하다는 듯이. 그런 그녀에 화답하듯 내 이름을 말하고선 소녀를 이끌고 방을 나섰다. 일단 상황을 파악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여긴 어디인지 알아?"
"미술관... 미술품 속으로 뛰어들었더니 여기었어."
"그래서 그림이... 아?"

대화를 지속하며 걸어가는 우리 앞에 갑자기 글자가 마구 찍히기 시작했다. 돌려줘. 돌려줘. 돌려줘. 돌려줘. 무엇을 돌려달라는 것인지 모르지만 저렇게 소리치고 싶은건 내 쪽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무심하게 글자를 바라보다 걸음을 옮겼다.

"저런 건 무시하고 계속 가자."

이브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가가니, 방문 하나와 방문록이 놓여있었다. 자연스럽게 이름을 적고, 이브에게 건네주니 그녀는 그를 받아 내 이름 아래에 이름을 적었다. 그런 그녀를 보다가 방문 손잡이를 돌려보니 문은 잠겨있었다. 아까 받은 열쇠를 여기 쓰는건가. 열쇠를 끼우고 돌리니 문이 열렸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의 장소가 반기고 있었다.

"곤충 그림....."
"... 루니.. 저기 개미가 있어."

이브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정말로 개미가 한마리 있었다. 벌래가 들어왔던걸까? 바라보다 그 옆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좁은 틈이 있는 복도. 저정도면 텔로 넘어갈 수 있겠네. 생각하면서 넘어가 있는 방을 보니 조각상 하나와 열쇠가 놓여있었다.

"머리가 없네...."

조각상을 보다 열쇠를 집어들었다. 동시에 조각상이 슬금슬금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대로 방문을 나가 텔을 써 원래 개미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이 열쇠는 어디 쓰는 거지. 생각하며 이브를 찾았다. 마침 개미에게 개미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을 얻은 이브가 열쇠를 보더니 문이 있는 곳을 말해주었다.

"저쪽에 잠긴 문 있었어."
"그럼 거기로 가자."

조각상이 움직인다라. 좀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빨리 탈출하고 싶다. 어디가 출구일려나...



게리를 만나 살리고 메리라는 작은 그림까지 만났다. 하다보니 이브와 게리. 메리와 나. 이렇게 두 팀으로 나뉘어졌다. 이브와 게리는 열쇠를 찾아 잠겨있던 방으로 향했고, 나와 메리는 기다리다 못해 이미 지나온 방으로 향했다.

"저기 말야. 루니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이 미술관? 음... 조각상과 그림이 움직이는 위험할지도 모르는 특이한 미술관.. 이라고 할 수 있겠네."
"재미있어?"
"굳이 말하면... 그래. 재미있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머리를 토닥였다. 외로웠던 거겠지. 또래와 함께 놀고 싶었던 거겠지. 왜인지 시무룩한 메리를 도닥이며 천천히 물감구슬들을 모았다. 마지막 물감구슬을 얻고 안전하게 탈출하자, 위쪽에서 이브와 게리가 내려왔다.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가자 메리가 갑자기 나를 밀치고 뛰어갔다.

"메, 메리?!"

게리와 이브도 밀치고서 달려간 메리를 텔레포트를 사용해 따라가니, 그녀가 간 길을 알리듯 노란 조화가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조화를 주워 인벤에 놓어두고는 뒤따라온 이브와 게리에게 웃으며 말했다.

"메리를 데리러 가자."

게리의 호들갑에 따르면, 아까는 막혀있었다던 길로 향했다. 그전까지는 미술관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어린아이가 마구잡이로 그린 그림들로 보였다.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에, 무언가 더 위험해진 모습에 게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메리는.. 괜찮은걸까?"
"괜찮을거야. 여기는 그녀의 공간인것 같으니까."

싱긋 웃으며 게리를 안심시켰다. 다만... 게리는 아직도 홀로 메리가 '인간'이라고 믿고 있었는지 경악성을 내뱉었지만... 그런 게리를 이브는 자연스럽게 무시하며 퍼즐들을 천천히 하나씩 풀어나갔다.

"메리는 인간이 아니었던거야?"
"그녀는 그림이었어. 아마도 우리를 여기로 부른."
"그런 위험한 거었다고?!"

게리는 패닉에 빠진 것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대체 무얼 위해 우리를 여기 끌어당긴거냐고. 우릴 죽일려고 한걸까. 라는 등.... 작은 아이에게 심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게리는 다 좋지만 가끔 이렇게 폭주하는게 문제라니까.

"아야! 왜 때리는 거야 루니!"
"이 미술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응? 당연히... 조각상이 움직이고 그림이 움직이는 위험한..."
"조각상이랑 그림이 우리는 노리지 않는다는 전재에선?"
"그럼.... 분위기가 어둡고 좀.. 무섭지."
"그런 곳을 이브 정도 되는 아이가 홀로 오랜시간 있었어. 외로웠을거야."

놀고 싶었겠지. 짧은 시간이라도... 또래와 놀고 싶었을거야. 보듬아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랬을 지도 몰라. 정말로 죽이고 싶었다면 그아이는 간단하게 우리의 장미를 얻어 그대로 뺏어서 뜯으면 되는 일인걸. 열쇠를 만들지 않고 가둬 죽이면 되는 일인걸.

"그 아이는 우리를 죽일 생각이 없었을거야."

어느새 이브가 찾아온 분홍색 집의 열쇠로 문을 열고서 집으로 들어갔다. 한 면 가득 찬 덩쿨을 바라보다, 로드를 들어 스킬을 읊었다.

"트윙클플래쉬."

덩쿨은 순식간에 잘려나가고, 숨겨진 방이 보였다. 방을 열고 들어가니, 메리가 자신의 그림 앞에 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이는 차갑게 내려앉은 눈동자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왜 온거야? 내가 그림인거 알고 있었잖아. 여길 나가서 그대로 올라가면 출구가 있어."

아이는 상처받지 않을려는 눈빛으로 우리를 보며 외쳤다. 그런 메리에게 이브는 다가가 그대로 안았다. 메리는 멈칫 했으나 이내 큰 소리를 내며 벗어나려 발버둥쳤다.

"이거 놔! 결국 나만 두고 갈거잖아! 나만... 나만 또 여기 혼자 남을 거잖아!"

그런 발버둥은 오래가지 않았다. 게리가 다가가 이브와 함께. 메리를 안고서 미안하다 말했다. 게리까지 자신을 안자, 메리는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나는 다가가 그녀가 떨어뜨린 조화를 꺼내 건네주었다.

"메리. 어서 가자."

그 말이 나오자, 그녀는 울부짖었다. 세상 서럽다는 듯이. 그동안 많이 아팠다고. 외로웠다고. 더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여길 나가기 위해선 바꿔치기 해야했다고. 한 명을 자기 대신 여기 두고 갈 생각이었다고. 살짝 놀랐지만 이내 웃으며 우리는 다 함께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메리."



"여길 지나면 밖이야."

눈물 바다가 끝나고서 우리는 메리의 인도 아래 출구 앞으로 도착했다. 처음 보는 장소가 그려진 그림. 그걸 본 두 사람은 놀라며 원래 있던 미술관이라 말했다. 그러고보면 나는 여길 통해 나갈 수 있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들었을때. 한가지 결정을 내렸다.

"일단 내가 먼저 갈테니까, 뒤따라와?"

게리가 먼저 그림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브도 이내 그림 속으로 뛰어들었다. 남은 건 나... 아니. 메리 뿐. 나는 메리를 들어 그대로 그림 속으로 던졌다. 당황하는 세 사람. 웃으며 나는 그들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나는 거기로 가도 이방인인걸. 차라리 나 대신 메리가 나가. 나에겐 여긴 위험하지도 않고 재미있는 곳일 뿐이니까. 자 어서."

그들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어느새 그림에 액자가 걸리고 어두운 미술관에는 나만이 남았다. 동시에, 인벤토리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 얻었던 장미꽃. 안전을 위해 내가 다 갖고 있겠다고 했고, 메리마저도 마지막엔 내게 주어서 갖게 된 4송이의 장미꽃... 꽃은 빛이 나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포탈이 되었다.

".... 이게 정답이었네. 운이 좋아."

씨익 웃으면서 포탈로 몸을 던졌다. 아마도 일어나면 원래의 장소겠지. 부디 깨어난 내가 이 일을 꿈이라 생각하고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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