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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날리던

진 레이세이 2016. 7. 5. 03:36
처음 너를 만났던 날... 그날을 잔혹한 날이었다. 흩날리던 핏방울... 그 사이에서 차갑게 서있던 너...

"..... 드래곤 마스터인가?"
"아. 으응..."

그때의 모습은 절대 지금의 빛의 마법사를 생각할 수 없는 복수귀의 모습... 그때 네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ㅡ드. 프리드!"
"아.... 미안!"

꽃놀이 중에 정신을 놔버렸네....

"그때 생각난 건가?"
"아... 은월."
"하긴... 지금 저렇게 팬텀의 피로 철갑하고 흩날리는 꽃잎 사이에 서 있는 거 보면..."
"응?"

은월 방금 뭐라고? 아니 그보다 몇분 사이에 루미너스가 피칠갑을 했...?!?!?!?!?!

"아아... 루미너스가 팬텀을 패죽일 뻔했거든."
"또 무슨 일인데에?!"
"성희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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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와 만났던 첫날... 나는 루시아의 죽음에... 오로라의 멸망에 미쳐있었다. 샤로를 휘둘러 몬스터들을 학살하고 꽃잎처럼 휘날리는 피를 맞으며 멍하게 서있던 날... 너흰 나를 찾아왔다.

'루미너스.'

그들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 그제야 눈에 들아왔다. 휘날리는 핏방울... 붉어진 정복... 피가 굳어 새까매진 머리카락 아아....

ㅡ이래서야 그와 다를 것이 없잖아..

그제야 제정신이 들었다. 그제야 나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어느새 그와 가까워지고 있었던 거다.

"샌님 뭔 생각해? 내 생각?"
"........."

흩날리는 벚꽃을 보고 감상에 좀 젖을려 했더니 날파리가 방해하는 군.

"으익?! 루미너스?!"
"컥! 새.. 윽! 님! 나 죽어!"
"죽어라 그냥."

죽어버려. 그냥 죽어버려라 좀도둑.